[토론]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하다. 찬성 / 반대 주장 근거

‘거짓말’이라 하면 부정적인 것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가르침을 받았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그렇다면 하얀 거짓말1, 즉 선의의 거짓말은 어떨까요? 남을 속이고 해를 끼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좋은 의도의 거짓말은 해도 되는 것일지,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선의의 거짓말 토론 사진

토론 주제: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하다.

용어 정의

  • 하얀 거짓말1: 남을 배려하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
  • 관성2: 변화에 대해 저항하려는 속성

찬성측 주장 및 근거

1.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우리가 접하는 상황들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있고, 딜레마에 빠져 하나를 포기하고 하나만 얻을 수 있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들에 선의의 거짓말은 현명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직장 상사가 재미없는 유머를 던집니다. 그 때 “재미 없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죠. 보통 느끼는 바와 다르게 억지로 웃거나 재미있는 척을 합니다. 인간관계를 위해서요. 또 꼬마 아이가 산타클로스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산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어른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죠.

2. 상대를 배려하기 위한 좋은 수단입니다. 때에 따라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상대를 지키는 것일 때가 있습니다. 친구가 우스꽝스러운 머리를 하고 와도 자존감과 기분을 지켜주기 위해 예쁘다고 칭찬을 하는 경우, 나의 기분을 묻는 질문에 최악의 하루였지만 상대방을 배려해서 좋다고 대답하는 경우 등을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팩트폭행’이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Fact(사실)로 폭행을 한다는 뜻인데요. 어떤 현상이나 상대방에 대해 사실을 말해 상처를 준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사실을 알아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을 모른 채 배려를 받고 지나가는 게 나은 경우도 많습니다.

3. 인간은 어차피 거짓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Southern California대학의 심리학자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하루에 평균 200회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고 합니다. 반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하루 평균 2회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고 말합니다. 두 연구의 결괏값의 차이가 크지만 결국 공통적으로 ‘인간은 거짓말을 하는 존재다.’라는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어차피 거짓말을 하는 존재라면, 좋은 의도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4. 농담도 선의의 거짓말에 속합니다. 사람이 항상 진지한 이야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구성원 사이에 긴장을 풀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농담은 필요합니다. 너무 바른 말만 하는 사회는 재미가 없습니다.

피노키오 사진

반대측 주장 및 근거

1. 좋은 거짓말과 나쁜 거짓말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착한 생각으로 거짓말을 했고 상대방이 모른 채로 상황이 끝났거나, 알게 되더라도 상대방이 유쾌하게 받아들이면 괜찮겠죠. 그러나 아무리 의도가 좋았다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상처를 받는다면 그건 좋은 결과라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히려 솔직하게 말하면 괜찮았을 일을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나서 악화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런 결과를 맞이했을 때도 ‘좋은’ 거짓말을 한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2. 거짓말은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평소 언어 습관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나 상황에 맞지 않는 말실수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사람의 언어에도 관성2이 있어서, 아예 안 하던 것은 이후에도 하지 않지만 거짓말을 하다 보면 나중에도 쉽게 거짓말이 나옵니다. 이것과 관련해 과학적인 증거도 있습니다. 사람의 몸에는 불쾌한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거짓말을 많이 할수록 거짓말을 제어해주는 편도체의 기능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즉 나중에는 죄책감 없이 쉽게 나온다는 것이죠.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 해서 나중에도 좋은 거짓말만 하진 않을 것입니다. 거짓말은 종류에 상관 없이 절대로 하면 안됩니다.

3. 거짓말 자체가 나쁜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의의 거짓말은 어떻게 보면 상대방이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것입니다. 결국 상대방은 내 진정한 의도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은 상대를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상대방을 위하는 듯이 보이지만 결국은 내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목적입니다. 진실되지 않은 말이 많아지면 진정성이 떨어진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습니다.

4. 의도와 상관 없이 ‘비밀’이 생깁니다. 거짓말을 한 사람과 당한 대상 사이에 생긴 비밀은 탄로가 나기 전까지는 항상 거짓말을 한 사람의 마음에 담겨 있습니다.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불러오는 경우도 흔하며, 시간이 지나 말실수를 하여 들키기도 하죠. 그리고 대부분 이렇게 묵혀온 거짓말은 더 큰 화와 상처를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설령 평생 비밀을 간직했다 한들, 입조심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불안감을 떨치기 힘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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