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중, 고등학교와 일부 사립 초등학교 등에서 교복을 의무적으로 착용합니다. 오랫동안 이어온 관행이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일부 의구심을 품고 교복 자율화를 주장하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교복을 입었을 때의 장점이 뭔지, 또 교복 자율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 토론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나누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토론 주제: 교복 자율화해야 한다.
용어 정의
로고 플레이1: 주로 명품 브랜드에서, 브랜드 로고를 의류에 눈에 띄게 프린팅하여 판매하는 전략
찬성측 주장 및 근거
1. 교복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학생들의 개성 표현을 억압하는 것입니다. 소방관이나 군인처럼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필요성이 있는 복장을 착용하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학생들의 역할은 공부입니다. 즉 똑같은 유니폼을 입을 필요가 없는 신분이라는 것이죠. 본인 개성에 따라 자유롭게 옷을 입고 편하게 생활하고 싶은 학생이 많은데 그것을 획일화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애초에 옷의 기능이 안전, 체온 유지, 개성의 표현 등입니다. 교복의 의무 착용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2. 교복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교복 브랜드들이 고급화에 나서면서 교복 가격이 올랐습니다. 학생들이 신체적으로 성장하는 시기기 때문에 옷이 작아지면 새로운 교복을 다시 맞춰야 합니다. 여름엔 하계 교복, 가을엔 춘추복, 겨울의 동복을 따로 구매해야 하고 생활복도 있습니다. 또 계절별로 한 벌만 맞추는 게 아니고 여벌의 옷이 필요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갑니다.
3. 교복은 불편합니다. 보통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복을 착용하게 되는데 6년간 같은 형태의 옷을 입게 됩니다. 남자의 경우 와이셔츠, 넥타이, 조끼, 외투 등을 기본으로 갖추고 여자는 치마, 블라우스 등을 입습니다. 우리나라 학생은 학교에서 하루의 반나절 이상의 시간을 보내고,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학원 등을 갔다가 귀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중 대부분의 시간을 교복을 입고 시간을 보내는데, 너무 포멀한 형태여서 활동에 불편함이 많습니다. 교복에 생활복이나 체육복이 나온 경우도 많지만, 옷을 갈아입는 것 또한 불편합니다. 교복 자율화를 통해 활동이 많은 날엔 편한 복장, 격식을 차려야 하는 날엔 그에 맞는 옷을 입는 등 개인에게 선택권을 주어야 합니다.
4. 개인차를 고려하지 못합니다. 교복은 보통 하복과 동복으로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중간에 춘추복이라 해서 동복 외투만 제외한 옷차림이 있기도 합니다. 학교에서는 기간을 정해두어 하복만 입어야 하는 기간, 동복만 입어야 하는 기간 등을 학교 규칙으로 규정해놓는 곳이 많습니다. 더위를 많이 타는 체형이나 추위를 많이 타는 체형인 사람들은 본인의 힘듦을 감수하면서 이 규칙을 따라야 할까요? 특히 요즘 겨울은 영하의 온도에 찬바람이 많이 붑니다. 여학생의 경우, 추위를 타지 않는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면 치마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며 추위에 떱니다. 날씨에 맞지 않는 복장을 강제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반대측 주장 및 근거
1. 교복은 학생들의 소속감과 단결심을 공고히 합니다. 복장에서 오는 힘이 있습니다. 학생은 교복을 입음으로써 학칙을 잘 지키고 신분에 맞게 행동하게 됩니다. 어떤 행동을 할 때도 자신의 신분과 소속이 드러나는 옷을 착용하고 있으므로 한 번 더 생각하고, 더 도덕적이고 나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단체 활동을 할 때 외부인과 다른 자신의 학교만의 디자인의 교복을 입고 있으므로 더 단결하고 구성원 사이에 공동체 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2. 옷에 대한 걱정이 줄어듭니다. 아침마다 옷을 고를 필요도 없고, 새로운 옷을 사야 한다는 부담감도 줄어듭니다. 모두가 같은 옷을 착용하고 있으므로 패션에 대해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특히 고3 수험생들은 공부 이외에 신경 쓸 것을 하나라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교복 착용은 위와 같은 이유로 학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3. 가계에 경제적 부담이 갑니다. 학생들은 유행에 민감합니다. 또 유행이 되는 옷들은 대부분 비싼 브랜드거나 좋은 옷들이죠. 2000년대 후반~ 2010년대 초에는 소위 ‘대장 패딩’이라고 불리는 고가의 겨울 아우터가 유행했었죠. 그 때 생긴 신조어가 ‘등골 브레이커’입니다. 만만치 않은 금액의 옷을 자식에게 입히느라 부모님의 등골이 휜다는 뜻으로 생긴 용어입니다. 각종 SNS가 활성화되고 학생들은 유행에 더 민감해졌습니다. 2020년대에는 명품 의류들이 로고 플레이1를 하며 크게 유행을 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보였습니다. 현재처럼 교복을 의무화한다면 이러한 고민이 줄어들 것입니다.
4. 학생들 사이의 위화감이 줄어듭니다. 같은 학군에 있더라도 개인의 집안 경제 사정은 모두 다릅니다. 사정이 비슷하더라도 씀씀이가 다르기도 하죠. 교복 자율화를 통해 복장이 자유로워진다면 교실에는 빈부격차가 시각화되고 위화감이 생길 것입니다. 대장 패딩이 유행했을 때, 교실의 분위기에서 대장 패딩을 비효율적이다, 과하다 등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습니다. 입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뉘어 빈부격차를 느끼고 위화감을 조성하기만 했습니다. 이 때는 교복을 착용할 때인데도 겉에 입는 옷만으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이죠. 교복 자율화를 통해 사복을 입게 된다면 이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사실 교복 자율화는 1983년에 실시가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교복의 경제적인 이점, 지도의 편리함 등을 이유로 다시 부활하게 되어서 1990년도 이후에는 전국적으로 교복 착용률이 꾸준히 늘어났죠. 지금의 사회에서 생각했을 때 달라진 점은 없을까요? 인권, 편리함, 경제성, 개성 표현 등을 주요 논지로 삼아 토론을 이어나가 보세요.